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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turday] 09-04-17 선지급수당=무이자대출?…설계사들 “갚기는 해야겠지만”

지점·본사 추심 조직 없거나 소송기간 지연으로 발만 ‘동동

보험사들이 모집인들에게 계약 유지부로 주는 선지급수당이 일선에서는 편법적 무이자대출로 인식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선지급수당율이 높은 상품을 판매한 모집인들을 중심으로 속칭 ‘먹튀’를 하는 행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일부러 주력 상품별 선지급율이 높은 소형 보험사와 모집 계약을 맺고, 초회 계약에 따른 선지급수당을 ‘재투자’하는 방식의 ‘가짜계약’을 무한정 만들어 다른 보험사나 대리점법인으로 이직하거나 국내 다른 지역 또는 해외로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으로 ㄷ생보사의 경우 모집조직의 80%이상이 ㅁ생보사로 옮겨가기도 하고, 또다른 ㄷ생보사의 특화조직에서 계약된 가짜계약 건 때문에 해당 사업부가 유명무실화됐다는 소문도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해당 모집조직들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지점·대리점법인 중심으로 해당 조직에서 이직하는 모집인들에 대해서는 ‘채용 경계령’이 내려져 있는 상태다.

전속사 출신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채용과정에서부터 이러한 일들은 예견돼 온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속사(원수사)들이 모집인들을 채용할 때 ‘억대 연봉’을 약속하던 것이 벌써 10년”이라며 “최근에는 선지급율이 올라가 이미 ‘수십억대 연봉’을 약속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낚시”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이 약속하는 ‘연봉’ 가운데 50% 내외에 해당하는 수당이 계약 유지에 따라 받게 되는 선지급수당인데,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변액보험과 같은 ‘덩어리가 큰’ 상품은 수당이 선지급되는 경우 거액을 만질 수 있어 더 열심히 모집하게 된다. 그러나 계약자들은 이러한 상품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인맥을 동원하면 해당 수당은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다. 한계에 부닥친 설계사들이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가짜계약이라는 것.

그는 이러한 가짜계약의 규모에 대해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정작 가짜계약의 당사자들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짜계약이라도 계약 당사자의 동의하에 개인정보를 받아서 한 합법적 계약이라는 것. 이는 저가의 특약을 모집인이 넣어주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이 가짜계약으로 모아들인 ‘자본’을 ‘무이자대출’ 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 ㄷ생명 출신의 한 전직 설계사는 “대형 3사라 일컬어지는 곳 이외에는 모집인이나 계약자와 관련된 채권추심조직이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집인들은 어떻게 아는지 그러한 회사들을 잘도 찾아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적은 수당이라도 선지급율이 큰 상품을 몇 번 돌리다보면 몇 억~몇 십억원대를 만드는 데는 1년 내외의 기간이 걸릴 뿐”이라며 “설혹 보험사들이 수단을 강구하더라도 피해 나가는 방법은 다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보증보험은 많아야 몇 천만원대를 보증하는 데 불과해 쉽게 갚을 수 있고, 대부분의 회사는 추심조직이 거의 유명무실하다. 추심조직이 있는 회사라도 소송 절차를 거치려면 적어도 2년의 시간이 든다. 그 기간 동안 환수가 다 될지도 의문이라는 것. 결국 선지급수당으로 수십개의 가짜계약을 만들어 큰 자본을 챙긴 설계사들은 일을 그만 두더라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원금의 몇 배의 ‘신용’을 창출한 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현직 모집인은 “수당의 규모가 크다보니 이를 본인의 자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로 최근에 보험사 지점으로 등록하는 모집인들은 창업자금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편법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면서도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일이고 안 하면 ‘바보’라는 인식이 너무 넓게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조강희 기자 insa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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