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fins.co.kr] 09-04-06 문닫는 지점들…철새 ‘푸드덕’ 한 번에 보험사 지점은 떨고 있다
경기 침체 따른 과도한 영업 경쟁이 지점 부실 불러와
최근 철새 설계사들의 이동으로 보험사 지점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점들의 상황이 악화된 원인은 우량 계약을 많이 확보한 이른바 ‘철새’들의 이동에 있다. 그러나 지점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계약건수가 다소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 본지가 취재차 찾은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 입주한 생보사 지점들의 경우 전체의 약 30%가량이 폐쇄되거나 팀으로 격하됐다. 서울 을지로의 한 빌딩에 입주한 보험사 지점들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해서 원래 입주했던 지점들의 약 20% 가량이 폐쇄돼 다른 용도로 전용되거나 아예 사무실이 비어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울 을지로의 한 생보사 지점의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로 신계약 건수가 급감해 경영사정이 좋지 않아졌다”며 “업계 전체적으로 계약 건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기존계약 고객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어려워져 이렇게 문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기의 후폭풍의 타격을 가장 늦게 맞는 것이 보험업계이지만 그 파장이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보다 철새설계사들의 이동이 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얼마 전 지점장에서 팀장으로 격하된 한 생보사 지점의 관계자는 “물론 경기침체가 지점들을 죽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더 큰 문제는 철새설계사들의 이동”이라며 “이들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면 보험사들의 영업이 지금처럼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철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다소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지점 차원에서는 이들이 우량 설계사에 해당한다”며 “이들이 계속 자리를 옮기는 이유는 채용하는 회사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들과 고객에 대한 정보를 탐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계약건수가 많은 경우 뿐만 아니라 ‘보험왕’ 출신이나 고아계약자 데이터베이스 등의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경우 등도 영입의 대상이 된다”며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가 영입할 경우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득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태가 보험업계 채용 관행의 약점이라는 문제제기도 있다. 한 전직 설계사는 “계약 건수가 많건 적건 결국 중요한 건 계약유지율”이라며 “계약 유지율에 관계없이 영업력이 ‘좋아 보이는’ 설계사들을 영입해 영업력을 늘리려고 하면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계사들이 영업력을 부풀리기 위해 명의만 빌린 계좌에 자기 돈으로 보험료를 넣고 계약을 하는 행태는 예전부터 있지 않았냐”며 “최근에는 선지급수당이 커지는 데 따라 부풀릴 수 있는 돈도 많아져 유사한 행위가 더욱 만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행위를 하던 설계사들이 나가고 나면 지점이 문제가 아니라 회사 하나가 넘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보험사들이 영업경쟁을 하다가 무덤을 판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강희 기자 insate@gmail.com
최근 철새 설계사들의 이동으로 보험사 지점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점들의 상황이 악화된 원인은 우량 계약을 많이 확보한 이른바 ‘철새’들의 이동에 있다. 그러나 지점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계약건수가 다소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 본지가 취재차 찾은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 입주한 생보사 지점들의 경우 전체의 약 30%가량이 폐쇄되거나 팀으로 격하됐다. 서울 을지로의 한 빌딩에 입주한 보험사 지점들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해서 원래 입주했던 지점들의 약 20% 가량이 폐쇄돼 다른 용도로 전용되거나 아예 사무실이 비어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울 을지로의 한 생보사 지점의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로 신계약 건수가 급감해 경영사정이 좋지 않아졌다”며 “업계 전체적으로 계약 건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기존계약 고객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어려워져 이렇게 문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기의 후폭풍의 타격을 가장 늦게 맞는 것이 보험업계이지만 그 파장이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보다 철새설계사들의 이동이 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얼마 전 지점장에서 팀장으로 격하된 한 생보사 지점의 관계자는 “물론 경기침체가 지점들을 죽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더 큰 문제는 철새설계사들의 이동”이라며 “이들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면 보험사들의 영업이 지금처럼 계속 유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철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다소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지점 차원에서는 이들이 우량 설계사에 해당한다”며 “이들이 계속 자리를 옮기는 이유는 채용하는 회사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들과 고객에 대한 정보를 탐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계약건수가 많은 경우 뿐만 아니라 ‘보험왕’ 출신이나 고아계약자 데이터베이스 등의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경우 등도 영입의 대상이 된다”며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가 영입할 경우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득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태가 보험업계 채용 관행의 약점이라는 문제제기도 있다. 한 전직 설계사는 “계약 건수가 많건 적건 결국 중요한 건 계약유지율”이라며 “계약 유지율에 관계없이 영업력이 ‘좋아 보이는’ 설계사들을 영입해 영업력을 늘리려고 하면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계사들이 영업력을 부풀리기 위해 명의만 빌린 계좌에 자기 돈으로 보험료를 넣고 계약을 하는 행태는 예전부터 있지 않았냐”며 “최근에는 선지급수당이 커지는 데 따라 부풀릴 수 있는 돈도 많아져 유사한 행위가 더욱 만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행위를 하던 설계사들이 나가고 나면 지점이 문제가 아니라 회사 하나가 넘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보험사들이 영업경쟁을 하다가 무덤을 판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강희 기자 insa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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