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aturday] 09-05-25 부실영업 양산·간접투자상담사 이전 강요 … 미래에셋설계사 소송단 부조리 성토

“이번 소송으로 작은 불합리도 모조리 드러날 것”vs“지금이 어느 시절인데 그런 얘기를”

미래에셋생명 전 설계사들이 구성한 소송단의 부조리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회사와 지점의 모든 부조리가 공개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송단 대표인 오진협 씨에 따르면 미래에셋 영업일선에서는 신인 설계사에게 무리한 계약 목표를 정해 주고 이에 달하지 못하면 위촉을 취소하는 등 사실상 부실영업을 양산해 왔다는 것이다. 위촉 해지 후에는 유지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계약을 품질보증제도를 이용해 해지하고 이미 해촉된 설계사에게 130~170%에 달하는 환수금액을 청구했다. 게다가 소송단 내의 몇몇 설계사들은 “아예 대놓고 코드 없이 영업하는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송단의 일원인 설계사 A씨는 타사에서 일하다 위촉됐다. 위촉일 이후 3주차 초일(15일) 이전까지 일정금액 이상 가입을 유도하지 못한 설계사는 위촉을 취소하게 되는데, 지점장은 애초에 코드를 내지 말고 보험청약서를 받아 전체 금액이 위촉취소금액을 넘어서게 되면 그 때 위촉을 하자는 제의를 했다는 것. 보험업법 99조에 따르면 보험사는 설계사, 대리점, 중개사 등 등록된 모집인이 아닌 자에게 모집을 위탁하거나 모집에 관하여 수수료·보수 그 밖의 대가를 지급하지 못한다.

역시 소송단 일원인 B씨는 매월 시작 실적을 내기 위해 가족 계약을 넘어 자신이 계약을 떠맡는 ‘자(自)계약’을 강요받기도 했다. B씨에 따르면 지점에 따라서 ‘매1주차 금요일 25%, 2주차 50%, 3주차 75%, 4주차 100%’하는 식으로 목표를 정해 두고 이 실적을 못 채우면 일명 ‘대책회의’시간을 만들어 대놓고 ‘카드로 막으라’는 지시를 한다는 것. 어쩔 수 없이 해당 설계사나 팀장들이 이 금액을 채워 넣는다는 것인데, 바로 이때 자계약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펀드 판매가 성황일 당시 간접투자상담사 등 금융관련자격증의 소속사를 자사로 옮기도록 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펀드 관련 상담영업의 경우 자사를 통해 미래에셋증권 등과 협의된 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미래에셋 위촉 지속시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별다른 저항이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전 소속사에서 취득한 자격증을 이전 등록해야 했던 경우. 이들이 만약 미래에셋으로 이전하면 전(前) 등록 증권사에서 유치한 펀드 수당은 고스란히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마뜩찮다는 반응이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지금이 어느 시절인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지점 차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본사에서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전직 설계사들은 1차원고인단을 구성해 27일 미래에셋생명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상태다. 이와 함께 동양생명 전직 설계사들도 동양생명 본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은 지난 21일 2008회계연도 대상 수상자를 부문별로 선정해 발표했다.

조강희 기자 insa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