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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o21] 연예인 스포츠선수 병역 문제 도마 위에

가수 이재진 군무이탈…WBC 대표팀 특혜 논의 점화

2009년 04월 13일 (월) 15:37:22

그룹 젝스키스 출신 가수 이재진의 군무이탈,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 국가대표팀의 병역특혜 논의 등으로 연예인과 스포츠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로 인기스포츠나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대회 메달 종목 스포츠의 경우는 엘리트 체육을 육성하자는 차원에서 병역을 면제해 주자는 논의가 있고, 연예인들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문화상품을 세계에 선양한 공을 높이 인정해 병역을 면제해 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특례를 받은 일부 연예인들이 규정을 벗어난 근무를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고, 최근에는 특례를 받았다가 부실근무로 재입대한 가수가 휴가를 나왔다가 무려 한달여간의 군무이탈을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유명인들이 일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다. 평소에는 버라이어티쇼 등에서 건강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가수나 탤런트들이 몇 가지 건강상의 이유로 사회복무를 해야 하거나 병역 면제가 필요한 신체등급으로 판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연예인들이나 스포츠스타들은 과연 병역에 대해 일반인과는 다른 취급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논란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기능요원 연예인들, 부실 근무로 재입대
사회격리 따른 부담 덜 수 있어 병역특례 도전 vs 보는 시선 많은 만큼 적법 입대 성실 근무해야

유명인들의 병역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의 초점은 산업기능요원이나 사회복무 등 특례제도다. 특히 특례를 받았다가 부실근무로 재입대하는 경우가 관심 대상이다.

군무이탈로 문제가 된 이재진은 질병으로 청원휴가를 나왔다가 예정된 귀대일까지 복귀하지 않고 33일간 행적을 감췄다. 이는 죄의 경중에 따라 2년~10년 이하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는 군형법상 죄목이다. 이재진은 지난 2006년 한 게임개발 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 복무했으나, 병역특례비리조사에서 부실 복무 혐의로 군 복무를 인정받지 못해 현역 재입대 판정을 받아 지난해 8월부터 근무해 왔다.

산업기능요원 제도는 군 복무를 대신해 일정 기간 지정업체에서 근무하는 병역특례제도로 근무시간 이외에는 영리행위 등을 할 수 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다 부실근무로 재입대를 판정받은 사례는 이외에도 싸이, 강현수, 강성훈, 천명훈 등이 있다. 사회복무나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를 하던 인원 중 재입대 인원이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근무시간 이외에 영리행위 가능 규정에 편승해, 근무시간 중의 일부 여유시간을 개인 영리행위(미지정업무)에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기능요원을 준비하고 있는 한 가수는 “현역 입대는 사회와 격리된다는 두려움이 크다”며 “현역이나 공익근무요원은 제복을 입지만 산업기능요원은 사복을 입어 민간인 신분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비교적 정신적인 부담도 덜 수 있고 하던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은 이러한 연예인들의 생각을 특권의식이라고 질타한다. 어떤 방식으로 군 복무를 소화하든 성실하게 근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일반 여론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밟아 입대하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비난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연예인이라는 것 때문에 특권의식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시선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더 엄격함을 요구하는 것은 본인의 유명세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국위선양한 스포츠스타, 병역 특혜 줘야 하나?
전성기 활동 보조 및 국위선양 상훈 vs 병역 의무 이행 인기인이 모범 돼야

유명인들의 병역 문제에 대한 또 하나의 초점은 바로 국위 선양에 대한 특혜성 병역 면제 문제다. 이는 특히 스포츠스타들에게서 발견되는 문제인데, 최근 사례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선수들의 병역 특례 논란이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WBC 출전 선수들을 포함한 문화·체육 분야의 구체적인 병역특례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전성기 활동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입영 시기를 연기하는 사실상의 병역 면제 효과를 가져오는 방안이 논의됐다”며 “그러나 병역특례가 한때의 국민 여론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선 안 되며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데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이어 “입대 시기를 늦추기 위해 일부러 대학원에 가는 등의 폐해를 없앨 필요가 있다”며 “비인기 분야나 마이너리티의 선수들도 모두 포함하는 일반적인 기준 마련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대한야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도 “2007년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때문에 병역법 시행령이 변경돼서 우리 선수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형편에 있다”며 “병역 의무 제도로 인해서 발전의 장애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지나치게 부정적인 형평성을 맞출 게 아니라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위선양이나 마케팅에도 더 좋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분위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같은 당의 김장수 의원은 “우리 자랑스러운 WBC참가 야구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그들에게 병역특례를 주는 것은 무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WBC에서 국위선양을 한 야구선수들에게 격려를 하는 방법으로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고 국가의 이름으로 체육훈장을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인기스포츠일수록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사실 병역법 시행령 제 49조 제1항 6호와 7호 ‘월드컵 16강 진출시 병역면제’, ‘WBC 4강 진출시 병역면제’ 조항은 ‘신성한 병역이행 의무’를 장려해야 할 정부로서는 예외를 남발하게 만드는 근거가 돼 왔다는 지적이 있다.

2002년 6월 25일에 신설됐던 이 조항은 2007년 12월 28일 삭제됐다. 지금은 삭제됐지만 이 조항들은 현재도 남아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국위선양에 힘쓴 병역 의무자들의 특례 요구는 축구나 야구 이외에도 많다. 태권도, 유도, 레슬링, 양궁, 탁구, 테니스 등 각 종목들의 세계선수권 대회, 그리고 바둑대회 수상자, 수학 및 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 한류스타 등에 대한 병역 면제 요구도 여전한 상황이다.

그러나 병역의 기본원칙이 남성에 대한 징병제이고 예외없는 의무이행이 중요하다는 점, 또 예외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들어둘 만하다. 한 네티즌도 “‘예외없는 병역의무’라는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안 된다”며 “어떠한 분야에서든 애국과 국익선양을 하는 국민들은 수없이 많으며 국가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다수 국민의 ‘국위선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조강희 기자 insa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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